(많이 늦은) 2019년 하반기 회고
오랜만에 적는 글이자 하반기 회고
무척 오랜만에 적는 회고인 듯 하다. 원래는 분기마다 회고를 하고자 했는데 나의 게으름으로 인해 3분기, 4분기는 합쳐서 하반기 회고로 한꺼번에 하게 되었다. 여러모로 반성하게 되는 순간이지만 그래도 일단 2019년 하반기 회고를 시작해보자.
2019년의 하반기를 돌아보며
퇴사, 그리고 이직
2019년 7월이 끝나갈 때 즈음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1년이 조금 넘게 다녔던 회사를 또 그만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로는 번아웃이 회복되지 않았으며, 회사의 개발 조직이 점차 성장하고 있는지와 구성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고 있는지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회사에서 많은 역할을 맡고 많은 일들을 하면서 배운 것도 많았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2019년 8월, 새로운 회사에서의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회사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어언 6, 7개월 차가 되었는데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전에 다녔던 회사들에 비교하자면 직원에 대한 복지도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 느껴지고, 열정적이고 프로페셔널한 사람들이 많이들 모여있어서 나도 모르게 동기 부여도 되고 있으며, 회사가 성장하는 모습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것도 마음에 든다.
새로운 서비스와의 만남
따라서 하반기에는 새로운 회사에서 담당하게 된 새로운 서비스에 적응하는 것에 집중했다.
여러 공급사들의 API를 연동하는 서비스인데, 연동하고 있는 공급사만 무려 십여 개가 넘었고 당연하게도 각 공급사의 API 규격도 제각각인 상황이었다. 이런 공급사들을 아우르는 서비스였기에 생각만큼 복잡한 서비스였지만 그래도 이전 회사에서도 접했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아직 짧은 기간이지만 새로운 공급사 연동 개발 및 기존의 이슈 몇 가지를 처리하면서 충분히 적응하게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메시지 큐(Message Queue)를 이용한 비동기 처리를 경험하다
새롭게 담당한 서비스에서 메시지 큐를 이용한 비동기 처리를 도입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서비스에서 메시지 큐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걸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실제 사례는 처음 접해봤다.
원래 이전 회사에 있을 때 도입하려고 했었으며 꽤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기도 해서 나에게는 때마침 찾아온 좋은 경험이었다.
일단 내가 담당한 서비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RabbitMQ이었기에 이를 연동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경험할 수 있었는데 공부하다보니 메시징 시스템의 기본적인 컨셉은 알 수 있었다.
또한 앞으로 회사 내 여러 시스템들에서 통합해서 사용할 예정인 분산 스트리밍 플랫폼, 아파치 카프카(Apache Kafka)를 통한 메시지 커뮤니케이션을 접할 수 있을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도메인 주도 설계(DDD, Domain Driven Design) 공부를 시작하다
새로운 회사의 개발 조직에서는 도메인 주도 설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나도 관심은 있었지만 아직 시작도 못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됐다!” 싶은 마음에 도메인 주도 설계 공부를 시작했다.
에릭 에반스의 “도메인 주도 설계” 책이 유명하지만 처음 시작으로는 쉽지 않다고 하여 다른 책을 읽었는데, 아직은 지식으로만 접한 정도이고 실무와 접목할 때에는 실제로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잘 모르기 때문에 좀 더 공부를 하면서 블로그에도 정리를 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에 한 권 독서
한 달에 한 권은 역시 쉽지 않았다. 하반기에 전부 읽은 책은 “도메인 주도 설계란 무엇인가?(Domain Driven Design Quickly)”, “다이내믹 프로그래밍 완전 정복”,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총 3권이었다. 그 외에 읽고 있는 책으로는 여러 책들이 있는데 존 도어의 “OKR”이나 “DDD Start!”, “신경 끄기의 기술” 등이 있다.
내가 워낙 책을 읽을 때 한 권만 계속 붙잡고 읽는 성격이 아니다보니 읽고 있는 책은 여러 권이 있지만 다 읽은 책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혼자만의 생활을 시작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의 큰 변화라면 9월 말, 결국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 동안 본가에서 부모님과 함께 생활했지만 한 번쯤은 혼자만의 생활을 해보길 원했기 때문에 자취 시작을 속전속결로 결정해버렸다. 더군다나 이직 후 본가에서 회사로의 출퇴근 길이 더더욱 멀어졌다는 사실이 결정을 내리는 데에 한몫했다.
그렇게 자취를 시작한지 5개월 정도 된 상태인데 물론 귀찮고 불편한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직은 새로운 공간에서의 나홀로 생활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개인 공부
러스트(Rust)는 계속 공부하고 있다. “Rust Language Book”의 절반 정도 진도를 나갔는데, 남은 진도를 얼른 끝내고 멀티스레드 웹 서버 예제를 만들고 싶다.
리액트(React)는 아무래도 프론트엔드 개발을 할 때 워낙 많이 쓰이다보니 시작했다. 개인 프로젝트에서도 웹 프론트엔드 개발을 해야할 때가 있어서 시작하게 됐는데 상태 관리와 컴포넌트의 라이프 사이클에 대한 내용을 공부해보니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지만 자바스크립트 기본이 부족해서 아직 막히는 부분이 많다.
플러터(Flutter)는 모바일 앱을 만들어보고 싶은 마음에 개발 환경을 세팅하고 Getting started 정도를 따라해봤는데 확실히 하나의 코드로 안드로이드, iOS 앱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내가 앱 개발에 대해서 아직 아는 부분이 별로 없다는 사실도 여실히 느꼈다.
코틀린(Kotlin)은 회사에서도 도입해보려고 시도하는 중이기에 조금씩 공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자바도 공부할 것이 많은데 코틀린을 공부하는게 맞나 싶지만 요즘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는 이유가 뭔가 있을거란 생각과 회사에서 사용해야할 때를 대비하고자 공부하고 있다.
블로그 관리
2019년의 목표였던 1달 2포스팅은 9월 즈음부터 지키지 못했다. 핑계를 대자면 위에서 얘기했던 퇴사와 이직, 자취 시작 등과 같은 개인적인 이유들을 댈 수 있겠으나 결국은 내 게으름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새삼 꾸준히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 블로거 분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하반기 결산
퇴사와 이직, 자취 시작과 같은 개인적인 대소사들이 많았으나 어쨌든 목표했던 바를 이루지 못했던 것은 아쉽다. 블로그 관리는 절반 정도, 한 달에 한 권 독서도 절반 정도 밖에 달성하지 못했으니 전체적으로 보자면 많아야 목표의 절반 정도 달성한 것일까. 개인 공부는 꽤나 여러 가지를 진행 중인데 아직 초기 단계라서 실제로 동작하는 뭔가를 만들지는 못한 것이 아쉽다. 그래도 메시징 시스템이나 도메인 주도 설계와 같은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게 된 것은 꽤 의미있었다.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며
무엇을 이룰 것인가
개인 공부 중 러스트, 리액트는 우선적으로 계속 공부할 예정이다. 리액트는 사실 자바스크립트 기본이 부족한 상태라서 자바스크립트 기본을 먼저 공부할 것이다.
또한 도메인 주도 설계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함수형 프로그래밍과 반응형 프로그래밍에 대해서도 좀 더 공부가 필요하다. 특정 스킬을 익히는 것만큼 컨셉과 패러다임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요즘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다.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분기 회고”는 이제 “반기 회고”로 바꿀 생각이다.
“한 달에 한 권 독서”도 일단 “2달에 한 권”으로, 블로그 포스팅은 “1달 2포스팅”은 “1달 1포스팅”으로 재조정 해야겠다.
개인 공부도 일단 우선 순위에 따라 먼저할 것을 정했기에 나머지는 보류할지도 모르겠다.
요즘 “신경 끄기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느낀 것인데, 사실 나는 욕심을 많이 부려서 해야할 일만 늘리고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2020년에는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부디 중요한 가치를 가진 것에 집중해서 신경 쓸 수 있는 2020년이 되기를 염원하며, 2019년 하반기의 회고를 마무리하자.